생존한다는 것 vs 인생을 산다는 것

한마디 2017. 9. 22. 10:55

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
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,
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
없을 것이다.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
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.

그렇게에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
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.
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이생을 산 것이 아니라
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 모른다.

 

-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

 

어쩌다 어른 E100 채사장 편 중에서